이사 온 집에서 쓰는 이야기 셋 - 돈을 많이 썼다는 죄책감, 실력 정체, 운전 연수

May 08, 2022

1. 돈을 많이 썼다는 죄책감

더 넓은 집으로 이사 오면서 새로운 가구와 조명들을 사느라 돈을 많이 썼다. 거의 한달치 월급 + 한달치 월급에 10%를 더 썼다. 8년동안 일하면서 한 번도 월급을 다 써본 적이 없었다 보니 살짝 현타가 왔다. 요즘 인플레이션에 다들 긴축 재정한다고 난리인데, 이래도 되는 걸까 싶어서 갑자기 죄책감이 밀려들었다.

주 4일 집에 있기 때문에 투자한다는 마음으로 질렀는데 솔직히 만족도는 최상이다. 이보다 더 좋은 가구들을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상대적인 게 아니라 절대적으로 나름 비싼 것들만 질렀기 때문에 당연하다.) 대물림 가구라는 네이밍의 상품도 있던데, 정말이지 대물려 줄 사람은 없지만 평생 나와 함께 할 가구와 조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침마다 일어나서 내가 이렇게 넓은 곳에, 내가 좋아하는 이렇게 아름다운 가구들과 조명들과 살고 있다니 감격한다. 사실 누가 보면 엄청 좋은 곳에 사는 줄 알겠지만, 원룸에서 방 하나 더 생긴 분리형 원룸으로 이사왔을 뿐이라는 게 함정이지만.

인테리어에 평소에 관심이 지대한 사람으로서 인테리어 인플루언서로서 도전도 하고 있다. 도전이라기 보다는 집 사진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꾸준히 올리는 정도이지만. 정말 즐기는 취미이면서도 이런 사진 포트폴리오들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 인테리어와 내가 좋아하는 업계 분야로도 내가 일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해보고 있다.

이제 이번달부터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돈을 모으고, 경제 공부를 해야겠다. 일단 어버이날이후부터!

https://instagram.com/nanasan_home

2. 실력이 정체되었다고 느껴졌을 때

우연히 한 글을 보게 되었다. (글 아래 첨부한 URL 참고) 왜 실력이 제자리 걸음인지를 알려주는 글이었는데, 거의 다 읽어가고 있는 <열정의 배신>과도 맞닿은 부분이 있었다. <열정의 배신>은 개괄적으로 실력을 쌓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려주는 책이라면, 이 아티클은 실제로 어떻게 실력을 쌓아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얘기해준다.

작업의 난이도와 실력이 엎치락 뒤치락할 때 우리는 몰입을 경험하게 되고,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작업의 난이도와 실력이 차이가 날 때 우리는 지루해지거나, 불안해진다. 지루한 경우는 작업의 난이도가 낮고, 실력이 높을 때다. 불안할 때는 작업의 난이도가 높고, 실력이 낮을 때다. 나의 경우는 전자에 속한다.

새로 이직했지만, 이전에 했던 업무와 비슷한 일들, 즉 알고 있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보니 내 실력이 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었다. 작업의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데드라인을 확 줄여 볼까 생각도 했었는데, 신기하게도 이 아티클에 해당 방법이 실력이 높을 때 작업 난이도를 올리는 해결책의 예시로 제시되어 있었다.

작업의 난이도가 낮고, 실력이 높아서 지루함을 느낄 때는 실력을 낮추거나, 난이도를 높이면 성장할 수 있는데, 난이도를 높이는 방식들을 해보려고 한다.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하루만에 할 일을 한 시간 안에 해보려고 노력하거나, 새로운 툴을 써서 디자인 컴포넌트를 옮겨서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보거나, 디자인 시스템을 정리하는 등 공식적으로는 안해도 되는 업무를 추가해서 진행해보려고 한다. 또한 이제 업무 외에 PO로서 참여하게 된 사이드 프로젝트도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난이도가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http://m.egloos.zum.com/agile/v/5749946

3. 운전 연수

요즘 운전 연수를 매 주말마다 받고 있었다. 3월 초에 계약했고, 계약 당시 5월에 차가 나오기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자기 5월에 나오기로 한 차가 6월로 밀리면서 괜히 미리 운전 연수를 받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어제 다시 보니 5월 5주차에 차가 나온다고 되어 있어 십년감수했다. 반도체가 부족한 요즘은 정말 마음대로 차를 살 수 없는 시대다. 5월 5주차라도 좋으니 언넝 차를 만나고 싶다!

운전 연수를 받으면서 굉장히 다양한 감정과 생각이 나고, 원래 하던 생각이 바뀌기도 한다.

보행자로서는 한국에는 도로 위에 무법자만 있다는 생각했는데, 초보로서 운전을 하면서는 ‘선배님들 감사합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조금 실력이 쌓이면 이 생각은 금방 바뀌고 욕을 해대겠지만)

조심스럽고 겁이 많은 건 어떻게 고쳐야 하나? 방법이 있긴 할까는 생각도 했다. 6시간 정도 교육을 받은 지금 드는 생각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많이 연습하고 경험해보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 그러려면 내 차가 있어야 하는데… (발동동)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운전을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나는 면허도 30대에 따고, 차도 30 중반이 되기 전에 사게 되었으니 살짝은 늦은 편이긴 하지만, 100세 시대로 보면 빠른 편이라고 생각한다. 시작했으니 이제 꾸준하게 해야지.

이제 또 연수를 받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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