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쓰는 이야기 셋 - 퇴사, 생산성, 모임의 소중함

January 19, 2022

1. 내일 퇴사를 한다.

퇴사를 하기로 했다. 9개월. 일반적으로 짧다고 볼 수 있는 기간인데, 생각보다 9개월은 길었다. 길게 느껴진 건 그만큼 고군분투하며 일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남는 것도, 배운 것도 많다. 언제든 쉽게 연락할 수 있는 친구를 얻었다. 나중에 같이 창업하거나 사이드 프로젝트로 만날 수 있는 동료들을 얻었다. 디자인 리드로서 처음 디자이너분들과 막역한 사이가 되었다. 복잡한, 레거시 가득한 제품을 다룰 수 있는 능력치를 얻었다. SQL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데이터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되었다.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방법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새로운 제품이 시작할 때쯤 나가게 되었다. 불만이 있던 걸 드러내기만 하고 영혼이 없어지면서 바꿔 나갈 노력을 많이 못했다. 디자인 리드로서 더 많은 걸 하지 못했다. 아쉬움은 뒤로 하고 새 출발을 준비하려고 한다. 개인 OKR을 세우면서 확실하게 알게 된 내 삶의 목표를 위해, 나아가려고 한다.

2. 생산성에 집착하는 나란 사람

내 기준에 난 생산적이진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산성에 집착하는 사람이라서, 생산성을 주제로 하는 모든 제품이 좋다. 예를 들면, 당근 메일 같은 뉴스레터나 <타이탄의 도구들> 같은 책들! 그래서 생산성을 주제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덕업일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3. 모임의 소중함

코로나 19로 요새는 회사에서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게 참 소중했다. 특히 프로덕트 디자이너들끼리 모일 때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는데, 이제 디자이너는 나 혼자인 회사로 가다 보니 그런 기회가 없을 거라 아쉽다. 그래서 하나의 주제로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트레바리나 밑미 같은 외부 온라인 모임에 관심이 생겼다. 근데 그런 모임은 사적인 모임은 아니라서 보통은 일회성으로 끝나버린다. 사적으로 느슨하게 연대할 수 있는 모임은 없으려나. 한 번 찾아보거나, 만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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