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 커피바에서 쓰는 이야기 셋 - 집이 아닌 공간으로, 글쓰기 강의, 원서

March 22, 2022

1. 집이 아닌 공간에서 사유의 시간을 보내자

요즘 내 고민은 무기력해진 내 상태였다. 집에서 자율적으로 일하기 때문에 일찍 일어날 이유가 없어서 늦게까지 잠을 자고, 퇴근하고는 마약 같은 인터넷 서핑에 중독되어 자기 전까지 세상과 연결되기를 희망하며 남의 생각만을 읽어댄다. (그것도 사실 읽는다기 보다는 대충 훑는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이전과 다른 내 모습에 실망스러우면서도 도무지 이 늪을 빠져나갈 방법을 모르겠어서, 그냥 이사가서 새로 시작하자. 장소가 바뀌면 달라지겠지 생각하며 내 상태를 방치했다.

그러다 오늘 볼 일이 있어서 점심에 밖에 나왔다가 꼭 가보고 싶었던 집 근처 카페에 와봤다. 디카페인을 팔지 않아서 오후 늦게는 올 수 없었던 카페. 밖에 앉아서 흔들리는 대나무를 보며 인터넷 서핑보다는 책을 읽는 게 낫겠다 싶어서 책을 읽었다. 책을 읽으며 오랜만에 내 안의 열정이 느껴졌다. 낯설었다. 문득 집이 아닌 공간에서 혼자만의 시간이 자주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고 긴 재택이 시작되면서 이제 집은 더이상 쉬거나 열정을 끌어 올리기 어려운 공간이 되어버렸다. 특히 공간이 분리되지 않은 원룸이라서 더 그런 것 같다. 집무실을 다닐 때는 하루에 한 시간씩 소중한 시간을 그래도 보낼 수 있었는데, 해지한 이후에는 그런 시간이 내게 없었던 것 같다.

오늘 20분 남짓한 짧은 시간으로 생각의 변화가 생기고 새로운 기점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이런 시간들을 더 자주 만들어 가야지.

2. 글쓰기 강의를 들어볼까?

대학교 1학년 때 필수로 들어야 해서 들었던 글쓰기 강의, 몇몇 글쓰기 책들을 읽은 게 글쓰기 공부의 전부다. 그때 배웠던 짧은 지식들을 활용하여 블로그에 글을 쓰다가, 문득 조금 더 멋진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글쓰기 강의를 다시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새는 온라인 강의들이 많을테니 한 번 찾아봐야겠다.

3. 원서도 읽어보자

영어 공부를 손에 놓은지 꽤 오래되었다. 영어 문장 하나하나를 정성 들여서 공부하며 읽는 걸 좋아했는데, 근래에는 영어 자체에 관심이 완전 없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를 읽고, 목적 없는 공부를 하나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었는데, 원서 읽기로 시작해보면 어떨까 생각이 든다. 너무 부담갖지 않고, 다 못읽어도 좋으니 시도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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