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투 원> - 더 나은 미래를 만들, 0에서 1로 진보할 독점 기업 만들기

September 15, 2022

제로 투 원

이 책을 한 줄로 표현하자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기술을 활용한 0에서 1의 진보를 이룰 독점 기업을 만들어라’이다. 그런 기업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긴 한다. 근데 물고기를 잡아서 직접 주기보다는, 물고기를 잡는 방법, 이 책으로 치면 더 넓게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피터 틸은 책에서도 그렇게 얘기한다.

(이 책의 내용을 다룬) 당시 수업을 진행하며 내가 가장 역점을 두었던 부분도 학생들이 학교의 전공이 정해주는 진로를 넘어서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는 더 넓은 미래를 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었다.

실제로 책을 읽고 새로운 시각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배운 내용을 나만의 글로 정제하여 적고, 생각도 함께 기록해 본다.

1. 미래를 향해 도전하라 / 2. 과거에서 배워라

우리가 믿는 모든 통념과 명제, 관습이 늘 그대로일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 계속해서 바뀐다. “정말 중요한 진실인데 남들이 당신한테 동의해 주지 않는 것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답하려면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

3. 행복한 회사는 모두 다르다 / 4. 경쟁 이데올로기

경쟁하지 마라. 저자는 경쟁을 할수록 경제적 이윤을 창출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경쟁’이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경쟁이라는 통념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익숙하게 여긴다는 생각은 신선한 충격을 준다.

모방 경쟁은 위험하다. 경쟁 때문에 기회가 없는 분야에서 기회가 있는 것처럼 느끼는 것도 위험하다. 경쟁자를 이길 수 없다면 합병하는 것도 방법이다. ‘경쟁’보다는 알맹이에 집중하자.

5. 라스트무버 어드밴티지

현재 매출을 내지 않더라도, 미래에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기업인지가 위대한 기업을 정의한다. 현재 매출을 내지 못해도 괜찮은 이유는, 위대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응당 그에 맞는 시간이 걸리고, 그에 따라 매출이 뒤늦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기적인 성장과 매출에만 매달리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

지난 모임에서 ‘스타트업’의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당장 현금 매출이 없더라도 미래에 현금 흐름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스타트업을 잘 나타내주는 말인 것 같다.

독점기업의 특징

  1. 독자 기술: 가장 가까운 대체 기술보다 10배는 더 뛰어나야 독점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2. 네트워크 효과: 많은 사람이 사용할수록 유용하다는 효과. 하버드 대학생들 사이에서 성공하여 파이를 넓혀간 페이스북처럼 작은 시장을 꽉 잡아서 시작해야 네트워크 효과를 누릴 수 있다.
  3. 규모의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강해질 수 있다.
  4. 브랜드 전략: ‘실질’이 아닌 브랜드에서 시작하면 위험하다. 브랜드 전략의 바탕에는 가치 있는 기업이 있어야 한다.

6. 스타트업은 로또가 아니다

미래를 불명확하게 생각하면 알맹이보다는 절차를 중시하여 영혼 없이 다양한 옵션을 준비하게 생각하게 된다. 어느 분야에서도 목적 없이 포트폴리오 다양화 전략을 취한다.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 같은 태도. 불명확한 낙관주의로 인해 미래를 그냥 도래하기를 기다리게 된다. 진화하길 기다린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다고 진보된 미래가 도래하진 않는다.

미래를 명확하다고 생각한다면 흔들림 없는 확신으로, 구별되지 않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실질적으로 뛰어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미래를 완전히 통제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계획을 세우고 진보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7. 돈의 흐름을 좇아라

거듭제곱법칙, 파레토 법칙이 적용되는 세상이라는 걸 이해하고 행동하자. 하지만 거듭제곱법칙 현상을 볼 수 있는 방법과 거듭제곱법칙대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힌트는 주지 않는 피터 틸… 바쁘시겠지만 다음 책 좀 써서 좀 알려주시겠어요?

또한 저자는 거듭제곱법칙을 이해하지 못한 기업가나 일반인이 사업과 커리어를 다각화하여 성공시키려 하려는 건 잘못된 거라 얘기한다. 하지만 모두가 0과 1로 진보한 독점 기업을 세울 수는 없다. 독점 기업을 세워야 한다는 관점에서는 N잡러는 훌륭한 전략은 아닐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그게 최대 전략일 수 있다는 걸 저자는 간과한다. 누군들 잘 하는 거 하나 최대치로 뽑아내서 살고 싶지 않겠어요?

거듭제곱법칙을 이해하면 회사를 굳이 세울 필요 없이, 독점 기업에 합류하면 된다는 팩폭을 날리기도 한다. 하지만 누구나 독점 기업에 합류할 순 없고요, 요즘 인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평생 IT업계에서 정년까지 일할 순 없다고요. 나머지 사람들도 살아남으려면 소소하게 창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8. 발견하지 못한 비밀

숨겨진 비밀이 더 이상 없다고 생각한다면, 경제학에서는 효율적인 시장을 믿는다는 뜻이고, 그럼 버블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뜻이 된다. 기업은 도전이나 위험 추구보단 안정적인 이윤을 추구하게 된다.

숨겨진 비밀은 찾아다녀야 발견할 수 있다. 보편화된 관습을 다시금 바라보아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라. 아직 숨겨진 비밀은 많다. 숨겨진 비밀을 찾는다면, 회사를 세워서 작당 모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여 위대한 기업을 만들어라.

11. 회사를 세운다고 고객이 올까

훌륭한 제품을 만든다고 고객들이 제 발로 찾아오는 일은 절대 없다. 공학도, IT업계 사람들은 세일즈는 중요하지 않고, 저절로 팔릴 만큼 중요한 제품을 만들면 사람들은 올 거라는 환상에 갇혀 있는 경우가 많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세일즈 능력은 너무 중요하다. 알맹이 없이 자신을 파는 능력만 뛰어나선 안 되겠지만 말이다.

제품을 파는 방식에는 제품이 어떤 거냐에 따라서 복합 판매, 대인 판매, 마케팅과 광고, 바이럴 마케팅까지 다양한 전략이 있다. 그중에서 ‘바이럴 마케팅’이 현재 만드는 제품에 필요한 전략이라 주의 깊게 읽었다. 페이팔의 고객 초대 전략 사례를 읽고, 제품들이 안간힘을 들여 자꾸 다른 사람을 초대시키려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

13. 테슬라의 성공

모든 기업이 반드시 답해봐야 할 7가지 질문

  1. 기술: 점진적 개선이 아닌 획기적 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2. 시기: 이 사업을 시작하기에 지금이 적기인가?
  3. 독점: 작은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가지고 시작하는가?
  4. 사람: 제대로 된 팀을 갖고 있는가?
  5. 유통: 제품을 단지 만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할 방법을 갖고 있는가?
  6. 존속성: 시장에서의 현재 위치를 향후 10년, 20년간 방어할 수 있는가?
  7. 숨겨진 비밀: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독특한 기회를 포착했는가?

마치며

책을 읽으면서 바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진 않았다. 여러 번 부분적으로 다시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인사이트들이 그제야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 보였다. 그만큼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곱씹을수록 깨닫는 바가 많았다.

기업을 세우는 관점뿐 아니라, 요즘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역사는 반복된다. 경제는 사이클을 돌며 호황기와 불황기가 반복되기 때문에 이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진 않을 것이라는 건 어렴풋이 알았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 경제가 나아질 거란 구체적인 희망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또한 금융 투자에 대해서도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당장 내가 하던 분산 투자, ETF를 놓진 않겠지만, 거듭제곱법칙을 생각한다면, 좋은 기업을 찾는 노력은 부단히 해야겠다는 생각. 그래야 파이어족 될 수 있다. 놓고 있던 <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마라> 책을 읽어봐야겠다.

<제로 투 원>은 내게 아픈 손가락이었다. 2017년에 사놓고 여태껏 읽지 못한 책이었기 때문에. 여러 번 읽으려고 시도를 했으나 실패했다. 그래서 트레바리 모임을 통해 이 책을 탐독할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좋은 책을 놓칠 뻔하다니.

하지만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역할을 해내기도 빠듯했던 2017년이 아닌, 창업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비즈니스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는 지금이 이 책을 읽기에 적합한 시기가 아닐까. 그래서 재밌게 읽을 수 있던 것 같다. <제로 투 원을> 읽다가 포기하신 분이 계시다면, 지금 영혼 있게 읽을 수 있는 시기가 아닐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로딩 중이에요 🔄
© 2024, nanasan